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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 다큐멘터리Feature · Documentary

흙의 숨, 진도이야기

A Breath of Earth, Jindo Story

A Breath of Earth, Jindo Story

흙의 숨, 진도이야기

2024 · 82분82 min · 김대현 감독Dir. Kim Dae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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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2018년 여름 나는 진도에 있었다. 절친한 후배인 미네소타대학교의 유경수 교수가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진도의 간척 사업을 연구하러 왔고, 흥미를 느낀 나는 바로 카메라를 들고 이 연구 여행에 합류하게 됐다. 토양학자인 유경수교수를 비롯해, 전남대 지리학과의 정관용교수, 경북대 고고인류학과의 안승택교수가 팀을 이뤄서 간척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연구를 각자의 역할에서 수행하는 프로젝트였다.
진도군 고군면의 어느 간척지를 앞에 두고 진도의 향토사학자인 박주언선생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저 들판이 예전에는 바다였고, 명량해전 후에 전사한 왜군의 시체가 해류를 따라 들어왔던 곳이라고. 그리고 고개를 뒤로 돌려 야트막한 야산을 가리키며 왜덕산이라고 했다. 그때 처음으로 왜덕산의 존재를 알게 됐다 왜덕산(倭德山)은 한자의 뜻 '그대로 왜군들에게 덕을 베풀어준 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왜덕산은 버려진 밭, 초지, 관목으로 뒤덮여서 누군가 알려주지 않으면 알아보지도 못할 얕은 야산으로, 봉분의 형태마저 희미한 무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특별한 점은 이들 무덤 속에 진도 사람이 아닌, 500여 년 전 조선을 침략했던 일본군들이 묻혀있다는 사실이었다. 1597년 이순신이 이끄는 열세척의 함선이 삼백여 척으로 이루어진 일본 함대를 울돌목으로 유인, 거친 조류를 이용해 격파해 꺼져가는 조선의 목숨을 살려놓았다. 바로 그 울돌목의 해전에서 죽은 일본 수군의 시신이 물살에 떠밀려 도착한 곳이 진도 벽파진이고, 진도 사람들은 적군임에도 불구하고 시신을 거두어 예를 갖추고 왜덕산에 묻어주었다.
500년이 지난 2006년, 왜덕산에 묻힌 일본수군의 후손들 20여 명이 진도를 찾아와 묘소를 참배하고 동네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가 뭉클하며 코끝이 찡했다.
사람은 죽어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의 물리적 화학적 객관성 위에, 미처 생각해 보지 않았던 도덕적 차원이 처음으로 다가왔다. 진도 사람들은 죽은 사람과도 귀한 땅을 나누는 것이 사람다운 본성임을 보여주었다.

흙은 숨을 쉰다.
인간은 죽어서 흙이 된다.
죽어서 흙이 된 인간은, 흙의 숨을 쉰다.

죽은 자의 땅 진도에서 흙의 숨은 어떻게 사람들과 함께 호흡했는지 찾아가고자 한다.

Soils breathe.
Humans return to the earth upon death
Becoming the gentle breath of the earth.

CREDITS
감독Director 김대현 Kim Daehyun
제작사Production 인디라인 INDELINE
촬영Cinematography 김대현 Kim Daehyun
흙의 숨, 진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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